2017년 2월 25일 일정에서 이어집니다
체크아웃할 일도 없이 그냥 쉬기만 해도 되는 나머지 이틀인지라 일어나서 TV나 틀어서 채널을 돌려보는데
도쿄마라톤 대회일이라고 방송에 나오더라구요
마침 막 시작한 참이었는데 코스를 보니까 호텔에서 얼마 멀지 않은 아사쿠사가 코스에 있네요?
놓치면 안되겠다 싶어서 바로 씻고 나갈 채비를 합니다.
마라톤 코스가 지나가는 아사쿠사는 15km 지점이라 시간이 넉넉하게 남았는데
지하철보다는 그냥 걷는 것도 좋겠다 싶어 걸어갑니다.
걸음이 빠른 편인지라 15분이 좀 안 돼서 아사쿠사에 도착합니다.
맑은 날에 이렇게 걸어다니는 것도 참 좋은 여행인 것 같습니다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봅니다
경찰과 자원봉사자들이 코스 주변을 정리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진행시간 안내 차량이 지나가고 있었는데요
아직 선수들이 통과하지 않아서인지 상대적으로 한산한 것 같았습니다
대회 공식 지원 차량이 BMW였던 모양인지 한대 더 지나가네요
곧 이어 크라운 경찰차가 지나가더니
가장 속도가 빠른 휠체어 참가자분들이 빠르게 지나가기 시작합니다
TV에서나 봤었으니까 잘 몰랐는데 직접 보니까 정말 빠릅니다
어마어마한 스피드로 질주하는 휠체어 사이클 선수들이 지나갔습니다
센소지 쪽으로 이동해봅니다
아직 선두대열이 오기까지 여유가 있어서인지 다시 분위기가 한가해집니다
선수들이 돌아나가는 코너 앞인지라 사람이 엄청나게 많았는데요
슬슬 선두그룹이 오는 모양인지 시선이 다 센소지쪽으로 돌아가 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선두차량이 코너를 공략합니다 카레이스 아니야
페이스메이커들과 함께 선두가 빠르게 코너를 빠져나갑니다
다들 인코스를 열심히 달려나갑니다
코너링의 기본은 역시 아웃인아웃이죠
2위 그룹이 코스를 치고나갑니다
곧 후속 그룹이 몰려올테니 센소지 쪽으로 이동해봅니다.
가미나리몬 근처까지 오니 이쪽은 더 붐비네요
다들 축제를 즐기는 분위기 좋습니다
가미나리몬 앞에서는 공연도 동시에 하고 있던데 이거 선수들한테 방해되는 거 아닐까요
어쨌든 그렇게 걸어서 가미나리몬입니다
2017년의 가미나리몬과
2008년의 가미나리몬
거진 10년이지만 크게 변한 건 없는 것 같습니다
사람도 여전히 많네요
나카미세도리를 따라 센소지 본당까지 들어갑니다
고양이도 고양이지만
저는 부엉이 올빼미가 더 귀엽고 좋습니다
센소지입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입니다
여전히 한쪽에서는 향을 피우고 그 기운을 받고나 연기를 열심히 마시고 있습니다만 그거 다 호흡기에 음...
여기서도 오미쿠지를 뽑았는데 오오오올...
기분이니 향을 하나 사서 피워줍니다
인종과 연령 국적 성별에 관계없이 연기 앞에서 하나되는 아름다운 이 현장
이것이 도쿄 관광지의 풍경입니다
정신없으면서도 평화롭습니다
다시 가미나리몬으로 나가서 마라톤 진행상황을 봅니다
일반인 참가자들이 달리고 계십니다
피치공주 찾다 말고 뛰러 오신 마리오 씨
극한의 다이어트에 성공했는지 가벼워 보이는 몸을 하고 달려나갑니다
조금 더 들어가서 보려고 하는데 통로가 막혀있어서 돌아가야 하더라구요
오우 머리에 쓰신 걸 보니 핵인싸이시네요
역시 운동경기는 참가에 의의가 있는거죠
출근하다말고 달리고 계신...과장님?
바다에 있어야할 분이 육지를 달리고 계십니다
손에 뭘 들고 달리시는겁니까
아앗 카프 팬이 달리고 있습니다
셀틱 팬으로 추정되는 분도 달리고 있습니다..아닌가???
운동은 인종 연령 국적 성별에 상관없이 즐기면 그걸로 좋은겁니다
아앗 카프 팬이 또 있습니다
코너에서 펼쳐지는 공연은 한창 신났네요
볼 만큼 봤으니 다시 숙소 근처로 돌아옵니다.
스카이트리로 갑니다.
밤에 볼 때는 예뻣는데 낮에 보니까 뭔가 멋이라고는 찾아보기가 힘드네요
그래도 밤에 보는 것보다는 사람들이 많아서 활기는 있습니다
스카이트리로 올라갑시다.
티켓을 살 때 한국인이라고 하면 이런 안내문이 적힌 코팅된 종이를 주는데요
그렇다고 합니다.
도쿄 스카이트리는 올라가서 구경하기 위한 요금이 상당히 비싼 편인데요
그걸 또 현질 정도에 따라 등급을 나누어놨습니다
2019년 현재 시점에서는 가격이 오른 모양인지 그때 샀던 때보다 가격이 올랐는데요
성인 기준 당일권 덴보데크(350미터) 2060엔/덴보회랑(450미터, 덴보데크 티켓을 사야 올라갈 수 있음) 1030엔
이게 기본이고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한 줄이 어마어마하게 길기 때문에 사람 많은 날에는 패스트트랙 티켓을 사야 바로 올라가는데
싱글(덴보데크만 입장가능) 3000엔/콤보(덴보회랑까지 올라갈 수 있음) 4000엔...
900엔 차이이기는 한데 기본 요금 자체가 높다보니 뭘 사도 돈지랄같은 느낌입니다
사람 많은 날 기준으로 돈 만원정도 덜 쓰고 거진 한시간쯤 기다려서 타고 올라가느냐 그냥 만원 더 쓰고 바로 올라가느냐...
그런데 패스트트랙은 외국인만 구입가능합니다(...) 일본인의 경우에는 여행온 외국인과 같이 온 경우에 가능하다고;
당연히 패스트트랙 구입 시에는 전용의 판매 데스크로 가서 여권을 확인시켜주고 티켓을 구입합니다.
저는 패스트트랙 콤보 티켓을 3000엔을 주고 샀었습니다만 2년만에 천엔을 더 올렸네요;
도쿄 전역을 위에서 내려다보려면 덴보데크만 가도 충분하기는 합니다.
빌딩 숲 사이로 눈에 띄는 도쿄돔
얼마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아사히그룹 본사 건물
키타센주 방향인데 스미다 강 너머로 보이는 스미다가와 화물역
날이 좋아서 후지산이 보일까 기대했습니다만 아쉽게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학교조차도 저렇게 오밀조밀하게 자리잡고 있네요
아다치 구 방향입니다
에도가와 구 방향인데 도쿄 디즈니랜드가 보일법도 한데 안보입니다
더워서 아이스크림도 하나 사먹습니다
맛은 그럭저럭 보통
어느 방향을 봐도 하천변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는게 인상적입니다
이런 타워에 빠질 수 없는 유리바닥
통로를 따라 계속 돌아서 전망회랑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탑니다.
전망회랑으로 올라가면 별도로 마련된 포토존에서 원하는 캐릭터와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모양인데요
이 중에 제가 아는 건 뚜뚜(리야)밖에 없네요
빨간망토 차차는 정말 재미있는 순정만화였어요
전망회랑은 나선형으로 되어 있어서 경사로를 돌아올라가게 되어있습니다.
앞에 뭔 통이 있는데 구멍이 뚫려있는데 말이죠
저같은 솔로가 함부로 들여다보면
Oh Shiiiiiiiiiiiiiiiiit!!!!!!!!!!!!!!
그냥 가던 걸음이나 계속 가면서 바깥 구경이나 합니다
좀 더 높은 위치에서 보는 기타센주 방향
다른 방향으로 와서 내려보니 료고쿠 국기관과 에도도쿄박물관이 보입니다.
한번쯤은 가볼만한 곳입니다. 말 그대로 도쿄의 역사 위주로 전시되어있는 곳이지만
한국사람한테는 조금은 불쾌한 공간이기도 합니다.
관동대지진 관련 가해 사실은 아예 쏙 빠져있고 2차대전 말기의 도쿄 공습을 보여주면서 피해자 행세도 하니까요.
대신 서명을 밀려 쓴 일왕의 항복문서 구경도 할 수 있는 곳입니다
서울도 만만찮게 빽빽하다지만 도쿄는 상상을 초월하는 것 같습니다
위에서 보기만 해도 숨이 막힐 것 같은 그런 느낌
그렇게 돌아올라오니 올라올 수 있는 가장 높은 위치에 올라왔습니다.
꽤 오랜 시간을 머물러 있었으니 내려갑니다.
내려오니 푸드코트를 지나가는데 제가 아는 파오파오...카페가 아니네요
조금 헤메던 끝에 찾아내서 도착합니다.
지브리 스튜디오가 미타카 지브리 박물관 이외의 장소에 세운 몇 안되는 공식 굿즈샵입니다
정작 위치는 숙소인 호텔에서 길 건너면 바로 앞에 있었다는 게...
미타카의 지브리 박물관에 가면 토토로가 티켓부스같이 생긴 곳에서 멀뚱멀뚱 서있는데 여긴 메이와 함께 자고있네요
열쇠고리와 동전지갑같은 굿즈들을 친구와 친구 여자친구분들 선물로 주려고 샀는데 결국 하나도 못 줬습니다
아니 이것들이 어떻게 이때 시점에서 한 달 안에 다 깨져가지고......
대신 결혼한 친구들 중 가장 먼저 아이가 생긴 녀석에게 주려고 산 토토로 유아용품 세트는 반 년 뒤에 대학교 동기에게 갔습니다
물건을 샀습니다만 이걸 주렁주렁 들고다닐 필요가 없다보니 바로 숙소로 들어가서 내려놓고 조금 쉽니다.
9년 전과 도시 풍경이 그닥 차이가 없게 느껴지다 보니 당시 23구내에서 웬만큼 돌아볼만한 곳은 다 돌았었던지라
딱히 가보고 싶은 곳도 없고...
그래서 전날 사려다가 문을 닫아버려서 못 산(...) 렌즈 후드를 사러 나갑니다.
지금은 전부 팔아버리고 소니 a7ii로 기종변경을 했지만 저는 작년까지만해도 펜탁스 유저였거든요.
그런데 국내에서 후드를 사려니 너무 비쌌습니다.
지금이야 초록창 최저가검색으로 사면 2만원정도면 샀지만 2년전만 해도 5만원이 넘었어요...
그래서 다시 아키하바라로 가려다 괜히 오덕투어 할 것 같아서 시부야로 갑니다.
여기에도 빅카메라가 있죠.
시부야역에 도착했습니다
오랫만이야 하치코
여전히 똑같이 사람도 많고 차도 많은 시부야역 앞 교차로입니다
이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도로를 가로지르는 게 시부야에서 볼 수 있는 장관이죠
대도시의 교차로를 이렇게 만드는 것도 사람 생각하기 나름인 것 같습니다
일단 빅카메라로 이동합니다
가니까 카메라만 있는것도 아니고 별걸 다 팝니다
악력기도 있구요
한 때 인터넷에서 유명했던 God's Hand(...) 급 악력기도 당당하게 있습니다
펜탁스 진열대를 찾았습니다...만 제품번호를 알려드리고 재고 여부를 물어보니 없다시네요;
약간 헛걸음인데 온 김에 당시 출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신형 크롭바디 플래그쉽 모델인 KP 구경이나 했습니다.
현재 시점에서는 가격이 너무 비싸서 혹평 위주의 평가뿐인 바디지만 펜탁스 크롭바디 중에서는 또 이만한 바디가 없는것도 사실입니다.
K-3나 K-5 후속을 개발을 하고있는지도 모르는 상황이니까요(소니로 갈아탄 이유이기도 합니다)
제가 쓰던 바디는 K-30인데 담당하시던 분이 들고있는 걸 보시더니 펜탁스 카메라를 사용해줘서 감사하다고 하실 정도(...)
양해를 구하고 KP에 제 메모리를 끼우고 시험삼아 몇 컷 찍어봅니다.
짧은 시간에 만져본다고 진득하게 잡아보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ISO 51200까지는 그냥 놓고 써도 될 정도로 많이 좋아진것도 사실인 바디였구요
구매욕구가 들 정도였지만 당시 국내 예판가와 비교했을 때 통관비용 포함하면 더 비싸길래 그냥 접었습니다.
다만 메모리를 제 바디에 넣고 보니 ISO 51200을 넘어가면 다 65535(...) 16비트라니;
시부야역으로 돌아와서 여기도 다녀보고 저기도 돌아다녀보다가 저녁을 때웁니다
귀찮아서 맥도날드로 갑니다
버거가 튼실하네예
밤이 되니 가뜩이나 많았던 사람이 더 많아진 것 같습니다
길 저쪽에서 란에보와 RX-7과 350Z가 추격전을 벌이며 올 것 같은 곳에서 어쩌지 하다가 결국 아키하바라로 갑니다.
사람이 너무 붐벼서 2호선 9호선을 좋아하지 않지만 야마노테선은 그 이상이에요...
대도시권은 제 사고방식으로는 그닥 안 맞는 게 맞습니다
전날은 문을 닫아서 못 간 요도바시로 갑니다
캬 렌즈들 영롱하네요
다행히 여기엔 후드 재고가 있어서 구매합니다. 세금포함 2030엔.
다만 이걸 끼우는 렌즈는 삼성 렌즈입니다(...) 삼탁스 시절의 잔재...
이렇게까지 돌아다녀보니 시간이 시간인지라 어딜 더 갈만하지는 못해서 전날 못 찾은 버파를 찾아 헤멥니다.
그리고 결국 세가 GiGO 한귀퉁이에 있던 버파5를 찾아냈습니다.
엔트리 카드를 하나 사서 플레이하는데 8각레버 조작이 영 어색한데다 돈 넣고 난입하는 사람들은 죄 고인물들(...)인지라 10전 10패 후
솔로잉으로 1급까지 올리는 정도로 만족합니다.
아키하바라의 드러그스토어에서 집에 갖다놓을 약도 좀 사고(...) 드디어 숙소로 돌아갑니다.
소부선도 안녕~
아사쿠사선 탄건데 케이세이 차량이었네요
어쨌든 이것도 이제 안녕~
바로 숙소로 들어가지 않고 근처의 도시락가게에서 야식 겸 맥주안주 겸 먹을 음식들과 맥주를 사옵니다.
그런데 제 입맛에는 아무리 먹어도 닛신 컵라면은 별로인 것 같아요
그 와중에 후쿠시마현 해안에서 지진났다고 긴급지진속보로 방송이 바뀌질 않나...
이 호텔 TV는 YTN(...)도 나오길래 그냥 그거나 볼까 했는데 속보니까 또 보게 됩니다
다행히 자막처럼 쓰나미는 걱정할 필요 없는 수준이었던듯
어찌됐든 그렇게 큰 계획 없이 운전하며 돌아다녔던 여행도 무사히 마무리되어가고 있었습니다.
다음 일정은 뭐 있겠습니까 집으로 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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