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월 20일 일정에 이어집니다.


홋카이도 여행의 장점은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온천욕이 보장되는 호텔이 많다는 점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긴 이동거리를 돌아다녀서 피로가 있어도 온천욕을 하고 푹 자니까 피로가 잘 풀려서인지 일찍 일어나게 되니까요.



일어나자마자 창문을 열고 베란다로 나가보니 본격적으로 날이 밝으려고 하고 있었습니다.



불과 15분 남짓한 시간이 지나자 그냥 아침이 되었습니다.

호수가 다 얼어서인지 호수여야 할 부분이 전부 눈으로 덮여 있는 풍경이 대단합니다.



호수 저편에 뭐가 있어서 표준망원렌즈로 갈아끼고 당겨보니 호수 한복판에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하는 모양입니다

저는 무서워서 못 할 일이네요;


일단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니 씻고 나갈 준비를 합니다.

이날은 겨울의 아바시리에 들린다면 꼭 타 봐야 한다는 쇄빙선 오로라호가 2017년 운항을 시작하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다만 아직 유빙이 밀려오는 시기가 아니라고 하네요.



오로라호를 타기 위해 미치노에키 유빙가도(류효카이도) 아바시리道の駅 流氷街道網走로 이동합니다.

미치노에키는 국도변 휴게소라고 생각하시면 되는 지자체별로 운영하는 운전자 휴게 시설 입니다.


아바시리의 경우 미치노에키와 오로라호 탑승을 위한 항만 시설을 붙여서 운영하고 있었더라구요.


아직 유빙이 나타나는 시기가 아니기 때문에 항로는 인근의 노토로 곶을 찍고 한 바퀴 돌아오는 코스로 운항한다고 합니다.

빨라야 2월초쯤에나 유빙이 내려온다고 하네요.



쇄빙선 오로라호입니다.

실내에서 앉아서 바깥을 볼 수 있는 곳과 밖에서 따로 볼 수 있는 곳이 마련되어 있네요.

탑승합니다.



시각에 맞춰 출항합니다.



항만 출구쪽에선 민물이 어느정도 섞여있어서 그런지 얼음이 떠다니네요.



출구 쪽에 얼음이 제법 많이 떠다니는지라 '바다가 어네?' 라고 농담 한 마디 던졌다가

어떻게 그런 소릴 할 수 있냐며 다른 공대 출신 아재 둘에게 극딜당합니다.

야이 나도 공대 나왔다고...



날이 쨍하게 맑아서 바다도 푸르릅니다

이것이 오호츠크해인가...



조금 나갔나 싶었는데 갑자기 'Do not feed these animal' 류의 안내방송이 나오기 시작하더니

아니나다를까 갈매기가 홀연히 사람들을 옆에서 쳐다보며 날고 있습니다



인간이 어떤 종족이겠습니까

하지말라면 더 하는 불굴의 영장류 아니겠습니까


참고로 이날 갈매기한테 뭐라도 더 주는 사람들은 죄 중국어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베가스에서 얼굴 추적해가며 걸리는 모자이크가 있는지조차도 몰라서 어쩌지 했는데 다행히 얼굴이 나오지는 않아서 올리는 당시 실황(...)



그렇게 노토로 곶 근처까지 도착합니다.

바다에서 몰려온 공기들이 처음 맞부딪히는 곳이어서인지 구글맵으로 보니까 자위대 기지가 있어서인지 희끄무레하니 흐리네요


배가 회항합니다.



물 위에 돌아가는 항적이 시원하게 그려집니다




먹을 것을 주지 않자 화가 나신 갈매기


배는 평화롭게 항구로 돌아옵니다.



신나서 찍어보는 인증샷

아재의 몸에 흐르는 김기동의 스피릿을 살려보고자 하였으나 실패했습니다


아바시리항에 도착해서 점심을 먹을 겸 오락실에서 잠시 놀 겸 해서 장소를 찾아 이동합니다.



네시카 크로스라이브가 서비스되는 캐비닛 실물을 처음 봤습니다.

찾던 버추어 파이터 5는 없으므로 대용품으로 아키라를 플레이 할 수 있는 DOA5를 몇 판 합니다(...)


홋카이도 현지 오락실과의 첫 만남은 짧게 끝내고 점심을 먹으러 바로 앞의 스프카레 전문점으로 이동.



스프카레는 처음이었습니다만 흔하게 알고 있던 카레와는 완전히 다르면서도 카레는 카레였습니다.

고깃국물에 스프를 풀어넣고 끓인 다음 따로 준비한 고명을 얹어서 내놓는 식인 것으로 보이는데,

국물 자체가 정말 맛있는데 여기에 맛있는 홋카이도산 야채가 곁들여지니 금상첨화.


따로 구워서 얹는 야채가 정말 맛있었습니다.


놀 것도 놀고 밥도 먹었겠다 이제 내려갈 채비를 합니다.


전날 시간관계로 뺐던 비에이의 마일드세븐언덕을 가보기로 결정하고 이동합니다.

아바시리 시내에서 주유를 하고 출발합니다..



전날 이동했던 길을 거의 그대로 돌아와야 하는지라 상당히 오래 가야 합니다.

다만 내비게이션도 그렇고 구글맵도 그렇고 아사히카와-몬베츠 자동차도 기점부터 타게 하지 않고 국도로 조금 더 가서 타게 만드네요.


핏푸 분기점 방향 기점인 엔가루세토세 나들목을 지나쳐서 가다가 고속도로 진입 전에 있는 미치노에키에서 잠깐 정비합니다.



왜인지 이유는 모르고 허기가 져서 잠깐 화장실만 가자고 들린 미치노에키에서 우동을 한 그릇씩 사먹습니다(...)



거의 눈길 위주로 1000km 가깝게 주행한 상태의 토요타 위시.

세차해서 반납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땟국물을 뒤집어 쓴 상태인지라(...)


이제 가던 길을 재촉합니다만, 마루셋푸 나들목 진입 전의 좌회전 코너에서 좌회전 도중 차가 그립을 잃고 미끄러지는 사태가 발생.

저속이었던데다 일하면서 겨울에 포터나 스타렉스를 운전하면서 이랬던 적이 잦아 카운터 치는 건 익숙한지라 금방 자세를 고쳐잡았지만

놀란 친구들의 가슴을 진정시켜주기 위해 나들목 진입로에서 오른쪽으로 돌아나가는 코너에서 일부러 차를 한번 더 미끄러트려줍니다(...)


귀찮아서 주행영상을 타임랩스로라도 안 남긴 게 아쉬울 따름이네요(...)



열심히 달려서 비에이에 진입했는데, 오후 네시를 갓 넘긴 시각인데 벌써 석양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전날 해 질때가 비슷한 시각이었으니 생각보다 일몰이 빠릅니다. 서둘러 이동해서 도착합니다.


...만 이동하는 삼사십분 남짓한 시간 동안 해가 넘어가버렸습니다;


도착하니 이미 어둑어둑해져서 먼저 와 있던 단체관광객 팀은 철수하던 상황(...)


되는대로 풍경을 찍어봅니다.



이 지역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 뭐가 뭔지 구분이 잘 안 가서 넓게 찍어도 보고



당겨서 찍어도 보고

나무가 빽빽하지 않고 계획대로 세웠는데 아래에서 보기에 풍경은 절제미가 있어 보기엔 좋습니다.



제가 찍은 것 중에선 이게 최선인듯.

여기저기 옮기면서 찍다가 팻말을 발견했는데, 여기 사유지랩니다(......) 관계자 외 출입을 삼가한다고 써있었구요.


그런데 저희가 도착해서 사진을 찍고 있을 때 혼자 오신 어떤 분은 저 안쪽까지 들어가시던데...;



길을 사이에 두고 반대편에는 이런 농가가 보기 좋게 눈 덮인 들판 위에 자리잡고 있기도 합니다.

이제 여행의 마지막 경유지인 삿포로를 향해 이동합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한데다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은 게 하나도 없는 것을 보니 뒷자리에 앉아서 갔었나 보네요;



일본에서의 자동차를 이용한 이동시간은 한국에서 같은 거리를 이동할때보다 더 오래 걸리도록 잡는 게 얼추 맞는 것 같습니다.



홋카이도에서 숙박할 마지막 숙소에 도착.

삿포로에서는 2박입니다.



파노라마라서 가늠이 힘들어서 그렇지 일정 중에 투숙한 방 중에선 제일 큰 방이었습니다.

일단 네 명 모두 침대를 사용하니까요.


짐을 풀고 늦은 저녁을 때우러 스스키노 쪽으로 나갑니다.



삿포로 시내조차도 제설이 제대로 되지 않은 도로들 투성이라니...



어쨌든 이끌려서 도착한 라멘가게입니다.



유명한 라멘 가게라고 하던데 일단 도착 당시에도 대기열이 길었습니다.

인고의 시간을 거쳐 저희도 들어갑니다.



왼쪽 분이 사장님이신듯, 일본만화나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분위기를 직접 목도하게 되네요.



밖에서 보이다시피 그렇게 큰 가게는 아닙니다.

어쨌든 보이는 것처럼 라멘과 교자, 그리고 맥주를 주문합니다.



확실하게 맛은 있었습니다. 일단 국물이 굉장히 진한 것 같은데 생각보다는 담백했었던 게 인상적.

맛있게 잘 먹고 나왔습니다.



배도 채웠으니 늦은 시간에 일본 대도시에 들어 온 이상 오락실에서 만난 아재들이 가야 할 곳은 하나죠.



미국에서도 사업을 펼치고 있는 아케이드 기반의 복합 엔터테인먼트 시설인 라운드원으로 갑니다.



낮은 층은 주로 크레인 게임(=인형뽑기)들 위주로 배치되어 있고 윗층으로 올라갈수록 우리가 흔히 아는 오락실 게임들이 있는 구조.

게임기기 외에도 실내볼링장이나 다트게임, 실내야구장과 같은 시설이 같이 들어와 있습니다.


아무래도 대부분의 오락실 게임이 일본에서 만들어지다보니 별의 별 게임들이 다 있었습니다.



한국에선 콘솔로만 나온 폿권이라던가(이건 오락실 쪽이 오리지널입니다;)



오락실용 위닝이라던가도 있습니다.


리듬게임은 아예 일본에서 개발되어 나온 건 거진 다 있습니다.



출시 초기에는 디맥 테크니카 표절기체 소리도 듣다가 2019년 현재 시점에서는 완전히 망하고 노스탤지어 기체로 재활용 된 비트스트림



한국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DDR X 시리즈 시기의 대형 기체



XG 시리즈 당시에 국내에 아예 정발이 되지 않아 한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기타프릭스/드럼매니아 XG 버전 기체.



팝픈뮤직이나 유비트와 같이 한국에서도 많이 있는 게임들은 당연히 더 많이 있습니다



하는 사람이 아예 없었던 반다이남코의 싱크로니카(...)



한국 정발은 세가의 희한한 정책 탓인지 병행수입 기체가 중형차 한대값에 들어온다는 드럼세탁ㄱ...마이마이도 즐비하네요.



생각 외로 하시는 분들이 있었던 댄스 에볼루션(...)



아예 반쯤 체감형 게임으로 만들어서 나온 마리오 & 소닉 올림픽도 콘솔의 그것을 아케이드용으로 내놓은 것도 있고



이것도 오락실용이 존재했었다니 놀라웠습니다.



한국에서는 스마트폰 게임으로 서비스되었던 디즈니 썸썸 같은 게임조차 오락실용이 있는가 하면



세가가 시장을 열어제낀 알지도 못하던 네트워크(+전용 카드) 대응 게임들이 수두룩합니다.

보더 브레이크 같은 경우에는 2017년 당시에도 나온지 꽤 된 게임이었는데 코어 유저가 있던 모양.



한국 같았으면 업장에 있다는 것 만으로도 성인게임장 취급이었을 경마나 메달류 게임들도 함께 있습니다.



저는 여기서도 버추어 파이터 5를 찾았으나 없어서 리듬게임은 실력이 처지니 좀 그래서 철권이나 했습니다.

한국보다 연승하기가 더 쉬워서인지 1크레딧으로 제법 오래 버틸 수 있었네요.


11시가 넘어가자 오락실 직원들이 돌아다니면서 마감시간이 되었다고 해서 하던 게임을 정리하고 나옵니다.



하루를 마무리하기 위해 한 잔 할 곳을 찾았습니다만

삿포로의 말이 좋아 유흥가고 사실상 환락가(...) 인 스스키노에서 우글대는 사람들 사이에서 적당히 마실 만한 가게를 바로 찾기는 어렵네요.


징기스칸으로 유명하다는 다루마 본점이나 분점을 가볼까 했으나 이미 가게는 만석이고 대기자도 상당해서 포기하고

근처에서 평가가 괜찮게 나와있다는 주점을 찾아갑니다.



술안주에는 역시 고기가 좋습니다.

고기를 시켜야죠.



고기가 참 예쁘게 생겼네요.



열심히 구워서



맥주와 곁들이면 더할 나위 없습니다.



벽면의 광고는...이 동네가 동네인지라 저런 게 잔뜩 붙어있어서 어쩔 수 없었습니다. 무슨 바 광고용인 것 같았는데 말이죠.

(참고로 스스키노역 앞의 스스키노 빌딩 근처에서 호객행위하는 사람 중에는 여성들에게 가서 '너희들은 가면 공짜' 라는 식으로 호객행위 하는 인간도 있습니다;)



오붓하게 아저씨들 넷이 찰칵.

신원보호를 위해 얼굴은 항상 가려야죠 예...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까지 별 탈 없이 잘 왔고 이제 일정도 마지막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다음 날은 삿포로 시내에서 하염없이 돌아다니는 아저씨들의 이야기입니다.





Posted by Spearhead